정지아의 첫 EP 앨범 [재생]은 꽤 복합적이다. 재생이라는 앨범의 제목은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음악이나 영화 등의 재생(PLAY)뿐만 아니라, 다시 살아봄(재생;REBIRTH) 또한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앨범은 기억이자 경험에 관한 이야기이다.
첫 번째 트랙인 '개인의 영화'를 통해, 죽기 직전 스쳐 지나가는 기억들로 만들어진 영화를 한 사람이 홀로 보는 것으로 [재생]은 시작된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그 사람은 마지막으로 '남겨진 장면'을 떠올린다. 기억에 남는다는 것은 종종 아쉬움을 의미하기도 하므로 그 기억을 다시 곱씹어보고 싶지만, 한 번 재생하면 멈출 수 없는 극장에서의 영화처럼 그 기억은 되감기 되지 못하며 그렇게 흘러가 버리고 만다.
강렬하게 남겨진 장면과는 달리 어렴풋한 감정들로 구성된 기억들도 있다. ‘답’은 그에 대한 노래이다. 우리는 몰랐던 게 많고, 그래서 그게 무엇일까라는 물음을 뒤늦게 던져보지만, 그에 대한 '답'으로 그 공백을 남겨두자고 이야기한다.
한편 재생을 겪으며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 무렵, 무의식적으로 이끌리듯 '틈'에 눈을 갖다 대고는 여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세상을 발견하게 된다.
그 세상의 색은 내 세계로 번지고 채워진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나는 무지를 깨닫기 전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제 시간은 다 채워진 것처럼 보인다.
재생이 막바지가 되었을 때 -즉 상당한 삶의 과정을 거치고 난 후에는- 자신이 감상한 영화의 모든 부분이 예민하지 않았다면 겪지 못했을 장면들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때쯤이다. 그래서 말한다. 온갖 예민함을 가진 사람들만이 '세상은 우리의 것'이라고 외칠 수 있다고.
이렇게 3인칭에서 시작해 1인칭의 시점으로 '재생'이 끝나고 나면 불특정한 개인의 삶을 통해 우리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
1. 개인의 영화
Lyrics by 정지아
Composed by 정지아
Arranged by 정지아
2. 남겨진 장면
Lyrics by 정지아
Composed by 정지아
Arranged by 정지아
3. 답
Lyrics by 정지아
Composed by 정지아
Arranged by 정지아
4. 틈
Lyrics by 정지아
Composed by 정지아
Arranged by 정지아
5. 세상은 우리의 것
Lyrics by 정지아
Composed by 정지아
Arranged by 정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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